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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스트 Doctor's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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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44번 게시글
가득 차서 넘치는 것을 경계한다. 김영미 원장
작성일 : 2020-01-03     조회 : 399

가득 차서 넘치는 것을 경계한다. 김영미 원장 첨부파일 : 1578019673.jpg


만이불일滿而不溢
 
한때 10억 만들기가 유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한 달에 100만 원씩 8년 4개월을 모아야 1억 원이 되는데, 10억을 모으려면 도대체 얼마나 걸릴까요? “돈은 그렇게 모으는 게 아냐. 땅이나 집을 사거나 주식을 해야지.”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10억 만들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정작 목표로 삼았던 10억 원이 생기면 과연 우리는 만족할까요?
2000년에 발표된 『상도』라는 베스트셀러 소설이 있었습니다. 작가 최인호의 작품으로, 약 200년 전에 이 땅에 살았던 임상옥林尙沃이라는 거부巨富를 모델로 한 소설입니다. 이 임상옥에게는 계영배戒盈杯라는 신기한 잔이 있었습니다. ‘가득 채우는 것을 경계하라.’는 뜻의 계영배는 7부 정도만 채워야 하는 잔으로, 가득 채우면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임상옥은 석숭石崇이라는 스님에게서 그 잔을 받았는데, 석숭은 잔을 주면서 “모든 불행은 스스로 만족함을 모르는 데서 비롯된다.”면서 적당히 채울 것을 부탁합니다.
임상옥은 그 잔에 쓰인 ‘가득 채우는 것을 경계하기를 기원하니, 너와 더불어 같이 죽을 것이다.’라는 의미인 계영기원戒盈祈願 여이동사與爾同死의 여덟 글자로 자신을 경계했고, “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다.”라는 말을 평생의 좌우명으로 삼습니다. 소설 속의 계영배는 많은 교훈을 줍니다. 돈도, 지위도, 명예도, 사랑도, 그 어떤 것도 절제하고 양보하지 않으면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만다는 것을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이 가득 차서 넘치길 원하고, 그것을 위해 앞으로 달려갑니다. 10억 원을 목표로 하지만 10억 원이 생기면 목표를 바꾸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그래서 선조들은 『효경孝經』 「제후諸侯」편의 ‘가득 차면서도 넘치지 않는다.’는 만이불일滿而不溢을 거울로 삼아 자신을 경계했습니다. 찰 만滿, 말이을 이而, 아닐 불不, 넘칠 일溢로 이루어진 이 문장은 우리가 거울로 삼아야 할 문장이기도 합니다.
욕심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미다스 왕으로 황금을 정말 좋아한 왕이지요. 미다스 왕은 술의 신인 디오니소스의 스승을 도운 것 때문에 디오니소스에게서 한 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제안을 받습니다. 그러자 미다스 왕은 무엇이든 자기가 만지는 것은 전부 황금으로 변하게 해달라고 부탁합니다. 디오니소스가 그 소원을 들어주자 미다스 왕은 우선 정원에 있는 바위에 손을 대죠. 순식간에 바위는 황금으로 변했고 미다스 왕은 매우 좋아합니다. 하지만 기쁨은 곧 후회와 공포로 바뀝니다. 음식을 먹으려고 손을 대는 순간 음식도 포도주도 금으로 변했을 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딸마저 금으로 변했기 때문입니다. 그토록 바라던 황금은 공포가 되었고, 결국 디오니소스에게 자신의 소원을 풀어달라고 애원합니다.
왕이라면 누구보다 많은 금을 가지고 있을 텐데, 그럼에도 금을 원하는 것을 보면 가득 차도 넘치지 않기는 어렵고, 그칠 곳을 알아 그치는 것도 쉽지 않은 듯합니다. 그래서 성현들은 넘치는 것을 경계한 것이 아닐까요?
지난 2004년에 입적하신 세계 4대 생불生佛 중 한 분이셨던 숭산崇山 큰스님의 마지막 법문 역시 넘침을 경계하고 그치는 것이었습니다. 한번 살펴보죠.
“화禍와 복福은 스스로 받고 스스로 다스리는 것이니 고난중에도 마음을 비우는 사람은 평온을 얻을 수 있습니다. 복이라고 다 좋은가요. 지나치면 부족함만 못하다는 말도 있는데 복도 너무 많으면 복 받느라 걱정이 많아집니다. 그러니 오유지족吾唯知足, ‘나는 오직 족함을 알 뿐’이라고 했으니, 제 분수를 알아 욕심을 내려놓고 쉴 것이며, 내 앞에 닥친 이 일, 이 순간, 여기에서 최선을 다하면 그 자체로 삶은 이미 바른 길로 들어선 것이 됩니다.”
없거나 부족한 것은 채우면 되지만 넘쳐도 만족할 줄 모르면 그때부터 점점 불행으로 치닫게 됩니다. 시와 때에 맞게 족함을 알아 넘침을 경계하고 그치는 것, 욕망을 제어할 줄 아는 주인이 되는 것, 그것이 삶을 복되게 하고 정신을 살찌게 하는 진정한 부자가 아닐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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